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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복서' 김주희 "난 시련에 꺾이지 않는다">

참 좋은생각 2007. 8. 25. 12:24
<`효녀복서' 김주희 "난 시련에 꺾이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 이렇게 링에 다시 올라선 게 믿기지 않습니다 "

일본의 사쿠라다 유키(39)를 7회 TKO로 꺾고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등극한 여자프로복서 김주희(21.스프리스체)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주희는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 작년 11월 발가락 골수염으로 뼈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 고 털어놨다.

당시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타이틀 4차 방어전을 앞두고 하루 20km를 뛰는 맹훈련을 거듭한 끝에 발톱이 빠지고 오른발 엄지발가락이 부어올랐다. 병원 진단 결과 발가락 뼈를 1㎝나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휠체어를 타고 있을 때 가장 간절했던 건 `링에 다시 서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그에게 링은 단순한 운동의 장소가 아니었다.

10여 년 전 아버지가 사업 실패와 이혼 후 충격으로 병에 걸려 쓰러진 뒤 어린 언니와 김주희 자매에게 숨막힐듯한 가난이 덮쳐왔다.

언니가 주유소 야간 아르바이트로 소녀가장 역할을 했기에 김주희도 언니를 따라 주유소에서 자는 날이 많았다. 보다 못한 언니가 자신이 다니던 복싱체육관에 " 밤 12시 까지만 동생을 좀 맡아달라 " 고 부탁했고, 그게 김주희가 중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 복서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됐다.

언니는 김주희가 복싱에 재능을 보이자 다니던 대학까지 그만둬가며 뒷바라지에 열중했다.

김주희 자매는 병든 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우고 병원에 다니는 등 동네에서 소문난 효녀.

챔피언이 된 뒤 대학에 들어갔고, 최근엔 8평 짜리 장애인 아파트로 이사를 가는 등 희망도 생겼다.

그렇기에 김주희는 지난해 4월 3차 방어전 이후 오랫동안 방어전을 치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IFBA 타이틀까지 반납해야 했지만 꺾이지 않았다.

김주희는 5개월간 250회의 연습 스파링 끝에 WBA 챔피언 벨트를 거머쥘 수 있었다.

부상 부위를 피해 복사뼈 쪽으로 복싱 스텝을 밟다 보니까 이번엔 발목 인대가 늘어났다는 김주희는 조만간 병원 검진을 받아 인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작은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주희는 이만한 시련에는 눈 깜짝하지 않는다.

정문호 스프리스체육관 관장은 " 김주희는 `죽어도 어흥 하고 죽지 고양이처럼 야옹 하고 울지는 않겠다'고 늘 말합니다 " 라며 " WBA, WBC, IFBA 통합챔피언이라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꺾이지 않을 겁니다 "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