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여행

초가을의 춘천호반

참 좋은생각 2007. 10. 4. 16:15

직장 동료들과의 여행.

이번에는 민물낚시여행이다.

직장 동료들과는 주로 등산을 자주한다.

당일치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곤 했었다.

이번에는 1박2일의 낚시여행이라고 하여 두말없이 따라 나섰다.

낚시를 할 줄 모른들 어떠리.

그곳에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들판이 있음이니...

새벽에 길을 나섰다.

우리의 목적지인 춘천호로 가는 길 경춘가도는 곧 비가 내릴듯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춘천호는 의암호, 파로호, 소양호와 더불어 춘천지역의 대표적인 4대호수이다.

(강촌의 삼악산에서 바라 본 의암호의 모습)

 

올 여름 강촌에 있는 삼악산을 등반하면서 멀리 바라만 보았던 의암호의 전경.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았던 당시의 감회를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의암호 너머 저 멀리 운무에 휩싸여 있는 산 바로 아래가 춘천호라고 한다.

의암댐을 지나고 춘천댐을 지나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비구름을 잔뜩 머금은 산과 수초가 드문드문 퍼져 있는 강은 나름 운치가 그만이다.

(이곳에 낚시터를 무료 개설한 어르신이 우리에게 낚시터를 설명해주고 있다)

이곳에서 강낚시를 하고 밤에는 좌대를 탄다고 한다.

이곳은 서울에 사는 어르신(사진 왼쪽)이 자비를 들여 낚시터를 만들고 이곳에서 숙식을 하며 세월을 낚고 계시는 곳이다.

가끔 우리같은 지인들 몇몇이 찾아와 같이 낚싯대를 드리우는 곳.

현대판 강태공이 머무는 곳이다.

같이 간 일행들이 낚싯대를 드리우느라 분주하다.

나는 그 틈을 타 낚시터 주변 야생화를 찾아 나섰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 녀석들 보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우리 인간들이 아름다움을 방관하고 무심히 지나칠 뿐.

작건 크건간에 꽃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한 껏 뽐내며 서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낚시가 잘 안된다고 한다.

월척의 꿈을 안고 먼길을 왔건만...

어느덧 점심시간.

비가 와도 식사를 거를수는 없다.

파라솔 3개와 방수텐트막을 이용 멋진 대피소를 만들었다.

점심 메뉴는 삼겹살.

묵은지 위에 삼겹살을 얹고 그 위에 다시 익힌 마늘을 올린 뒤 밥과 같이 푹 떠서 먹는다.

등산시 취사를 못하는 산에 비하면 그야말로 호사스런 식사다.

식사후에 부슬비를 맞으며 다시 산책을 나섰다.

빗속에서 꽃들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곤충들도 활발히 활동을 하는 가운데 이름모를 버섯들도 꽃의 향연에 합세한다.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

들판에는 곡식이 익어간다.

나의 마음도 풍요롭게 익어가는 느낌이다.

저녁에 먹을 닭갈비를 사러 나홀로 춘천 시내로 향했다.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정경이 모두 한폭의 풍경화다.

점심에는 삼겹살에 저녁에는 닭갈비라.

오늘 내 위장이 호강을 한다.

서둘러 짐을 꾸려 좌대로 이동한다.

저 멀리 보이는 좌대가 우리가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 할 곳.

벌써 어둠이 밀려오고 있다.

막상 좌대에 도착하자 사방이 어둠이다.

낚시꾼을 뺀 나 같은 사람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졌다.

저녁 식사나 맛있게 준비하자.

춘천시내까지 가서 사 가지고 온 닭갈비.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순식간에 동이 난 닭갈비 양념에 비벼먹는 비빔밥도 훌륭한 술 안주가 된다.

5명이 둘러앉아 소주 11병을 비웠다.

우리 낚시하러 온 거 맞아?

다음 날 새벽5시에 바라 본 낚시터 풍경이다.

물고기가 펄쩍 뛰어오르면 그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울려 올 정도로 고요하다.

산에 걸려 있는 비구름이 솜처럼 하얗다.

밤에 간간이 비가 왔으나 새벽 물안개를 기대한 나로서는 실망이 크다.

밤새 낚아 올린 고기가 모래무지 포함해서 열댓마리.

낚시꾼의 등뒤에 피곤함이 묻어나온다.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 있는 나로서는 낚시꾼들의 실망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호수속에서부터 다가오던 아침 태양은 비구름에 갇혀 더 이상 빛을 발하지 못했다.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보트에 오른다.

초가을 춘천호의 그윽한 아름다움에 푹 빠져보았다.

 

단풍이 특히 아름답다는 춘천호.

올 가을 다시 찾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