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고마워 치로리

참 좋은생각 2007. 7. 3. 16:48
비 오는 날 새끼 5마리와 함께 쓰레기장에 버려진 잡종개 치로리. 떠돌이개로 신고되어 가스실 앞에서 안락사 직전 구조돼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치로리. 치로리는 우여곡절 끝에 치료견이 되어 수백 명의 아픈 사람들에게 기적을 일으킨다. 과연 똥개 치로리가 우리에게 주고 간 것은 무엇일까?


1 문 뒤에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1992년의 어느 비 오는 날, 일본 도쿄의 한 쓰레기장에 버려진 똥개 치로리. 도대체 어느 견종이 합쳐서 된 잡종견인지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여서 좋게 말해서 ‘독특한’ 외모이지 한 마디로 그저 똥개에 불과했다. 치로리는 갓 태어난 새끼 5마리와 함께 쓰레기장에 버려져 있었다.

누가 봐도 곧 죽을 목숨이었지만 마침 쓰레기장 옆을 지나던 초등학교 어린 아이들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했고, 아이들이 은신처로 만들어준 폐가에서 지내던 중 어른들의 신고로 떠돌이개로 잡혀 또 다시 안락사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올 수 있었다.

항상 최악의 상황까지 가서야 구원을 받을 수 있었던 치로리. 치로리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살다보면 곳곳에서 변화의 문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은 그 문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몰라 두려워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았다면 문 뒤에는 항상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으라고. 누구에게나 미래에는 희망이 준비되어 있다고.




2 용서도 재능이다

인간에게 학대 받다가 버려진 치로리가 치료견이 되어 수 많은 사람들에게 기적을 일으킨다. 꼼짝도 못하는 전신마비 노인을 일으키고, 말 못하던 노인에게 말을 찾아주고, 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가 되어 세상과 단절된 소년을 세상으로 이끈다.

그런 치로리를 보고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인간에게 폭행을 당하다가 버려진 학대 받은 과거를 가졌으면서 어떻게 인간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느냐고.

하지만 치로리는 과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의 나쁜 일은 쉽게 잊고 다 용서한다. 그리고 사람들을 향해 먼저 웃었다. 그러자 사람들도 치로리를 보고 웃어 주었다.


치로리는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고 힘들게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웃고, 먼저 용서하라’고 말한다. 내가 먼저 웃으면 세상도 나를 따라 웃는 법이니까.



3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2006년 일본 도쿄에서는 작은 추모식이 열렸다. 잡종개 치로리를 위한 추모식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것. 인간도 아니고 한낱 개의 추모식에 사람들이 모여서 눈물을 흘렸고, 사람도 실리기 어렵다는 신문 부음난에도 치로리의 부음이 실렸다.

혹자는 개가 죽었을 뿐인데 이건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치로리는 충분히 이런 대접을 받을만하지 않았던가. 지극한 모성애로 쓰레기장에 함께 버려진 새끼들을 살려냈고, 치료견이 되어 평생 남을 위해 살았으며, 일하는 순간에는 항상 최선을 다했고, 무엇보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아주 훌륭한 친선대사의 역할을 하였으니까.

치로리의 삶의 시작은 학대와 버려짐 등으로 암울했지만 그 끝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랬기에 수 많은 사람들이 추모식에서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던 것. 어느 노인의 마지막 유언은 “치로리, 고마워!”였다고 하니 치로리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으리라. 먼저 간 그들이 천국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