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이 감은 두 눈에 아른거릴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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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 더 늦게 떠나갈 뿐이지요.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박정대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중에서
아직 청춘이라지만 나이 한 살 더 들어갈수록 부족해지는 게 뭔지 가만 앉아 생각을 해봅니다. 답은 빤합니다. 참을성인 게지요. 사모하는 사람의 집 앞에서 무턱대고 기다림을 자청하는 일을 낭만이라 여기던 시절은 이제 가고 없습니다. 까딱하다가는 수상한 사람으로 신고 당하기 십상입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우리에겐 집전화가 아닌 '손전화'가 24시간 쥐어져 있으니까요.
하루 종일 사람들의 휴대폰에서는 쉼 없이 벨이 울려댑니다. 삶이라는 퍼즐 판의 대부분을 통화 중이라는 퍼즐 조각이 메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찰나 이런 소리가 들려옵니다.
"여보세요?"
글쎄 '여보, 세요'라네요. 우리 사는 동안 그 흔한 여보 소리 한번 못 듣는 사람, 그렇게 사랑으로 불려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겠지요. 그중 누군가는 여보세요, 하다 진짜 여보가 된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테고, 또 그중 누군가는 여보세요, 하다 끝내 여보가 되지 못한 비밀을 숨긴 채로일 겁니다. 그러고 보면 여보라는 말의 고삐는 이 둘이 나눠 쥐고 있는 듯합니다. 애인과 옛애인이지요. 비유컨대 대낮에 들판 위를 뛰어다니다가 올려다본 하늘에 흘러다니는 흰 구름처럼 신선한 부름이 애인이라면, 한밤에 침대에 누워 올려다본 천장에 붙어있는 '스티커 구름'처럼 익숙한 침묵이 옛애인이라 하겠지요. 사랑이라는 사탕을 입에 물려주어 달콤함을 맛보게 하는 게 애인이라면, 다 먹고 난 사탕의 흰 막대를 오래도록 바라보게 하는 건 옛애인이듯 말이지요.
박정대 시인은 그럽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은 없다고, 그러니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라고. 이때의 애인이란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사랑일 겁니다. 그렇게 자리바꿈을 해보니 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고, 이 세상의 사랑은 모두가 옛사랑이라는 풀이가 되네요. 고로 사랑이 영원하지 않은 건 그렇게 사람이 변하는 건 죄가 아니라 다만 마음에 비질하는 소리 그 쓸쓸, 쓸쓸일 뿐이라면서요.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가 있지, 라고 시작하는 가수 이문세의 노래 '옛사랑'이 요즘 들어 자주 들립니다. 얼마 전 이 노래의 작곡가 이영훈이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듣고 모두들 오랜만에 꺼내 본 연유이겠지요. 눈 녹은 봄날 푸르른 잎새 위에 옛사랑 그대 모습 영원 속에 있네…. 이렇게 옛사랑이 감은 두 눈에 아른거리고 이어폰 꽂은 두 귀에 와 박힐 때는 잠시나마 전화기를 꺼두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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