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요즘 배탈이 나서 난리가 아닙니다. 일만 잔뜩 벌려 놓고 해결도 못하고, 이런 저런 신경 쓰는 게 많아서, 스트레스성인 듯 합니다. 처음 며칠은 아무렇지 않더니, 이젠 기운도 빠지고 ^^ 애궁, 제가 이렇게 부실합니다.^^
마음 편한 게 제일인 듯 합니다. 맛난 것을 준들 먹을 수도 없고, 먹었다 한들 그게 영양가 있게 몸에 스며들지도 못하는 형국입니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내내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저 자신도 이렇게 못해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몸이 허하니, 심사가 뒤틀린 것인지... 아니면 심사가 뒤틀려 몸이 허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쓰고 나니 너무 강한 투라.. 조심스럽네요. 그래도 가끔은, 이런 글도 있어야죠? 이해해 주세요.
[누가 속도전을 이야기하는가?]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한 오해를 할 수 있나 보다.
이전 전체 멜에서, 정치와 떼어놓을 수 없는 재정문제를 언급한 것은 정치적 성숙이 필요하다는 뜻이 주안이었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이제 한국이 제 3국으로 몰락하니 졸부가 되는 길을 모색하자는 뜻으로 받아졌나 보다.
설사 그렇더래도 반응을 보이는 것에 성숙된 자세가 아쉽다. 그게 인터넷 문화인가. 모 아니면 도라고 꼭 집어서 말해주어야 하는가. 좋다, 싫다로 분명하게 선을 그어버려야 하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뜻이 곡해되어버리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것은 너무 허접하지 않은가. 너무 수준과 격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말의 묘미가 사라져버리지 않는가.
글을 써가면서 걱정은, 이렇게 나를 채우는 것보다 뱉아내는 것이 많다가는 언젠가 모든 것이 다 고갈되고 나면 어떡하나 하는 점이다. 글을 하나 준비하기 위해서 꼬박 하루는 책을 읽지 못하는 형편인데, 정작 내 마음에는 아직 채 영글지 못한 열매를 따고싶어, 더 많은 것을 풀어내고 싶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마음이 왜 이토록 조급해졌을까.
그것은, 한두 마디로 쉽게 전달되지 않는 내용들 때문이다. 간단하게 다 풀어내지 못하는 졸필인 까닭도 있다. 하나의 말이 이끌어내는 오해를 감당하기 싫어 다시 변명을 늘여놓는 듯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이렇게 라도 비슷한 글을 매번 읽고 또 읽고 하다보면, 그 말이 다 그 말 같더라도 조금씩은 나에게 물들 거라는 확신이다.
그런데 오늘은 또, 왜 내몰렸나.
[누가 속도전을 이야기하는가?]
바로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아직까지 솔로이지만, 전반적인 사람들의 분위기를 읽는데는 익숙하다. 그거야 사실 대단한 능력도 아니고 아주 쉽게 이루어진다. 마주 앉은 사람이야, 내가 그 사람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왔으니 전혀 주변 정황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연애도 훈수를 잘 두는 사람이 자신의 연애도 성공적으로 이끈다고 보장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전반적인 사람들의 분위기를 읽는 것에야, 사실 무관심한 탓도 있다. 그들로부터 벗어나 있으니 바깥에서 그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적극적인 참여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면이다.
어느 듯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듯 하다.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느낄 수 있다. 서두르다 이내 쉬 지쳐버린 듯 보인다. 어쩌면 이 순간부터 옥석이 가려지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처음부터 묻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본의 아니게 그렇게 만들지나 않을까 조심했다.
'누가 당신에게 속도전을 이야기하는가?'
누가 지금 당신을 내몰고 있는가?
지금 당신의 마음을 급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조급하게 만들고 있는가?
당신은 무엇 때문에 서두르는가?
고작 몇 권의 책을 읽었다고 세상 모든 이치를 다 꿰찼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반대로, 이제 겨우 몇 권을 읽은 형편에 세상은 여전히 안개 속 같다고 낙심하는 것은 아닌가.
아주 오래 전, 처음 검도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다. 훨씬 먼저 시작한 다른 사람들은 서로 겨루기도 하고 무엇을 내려치기도 하는데, 처음 배우기 시작한 내게 주어진 것은 한 주일 내내 허공에다가 내려 휘두르는 게 다였다. 동일한 동작만 일 주일 내내 반복했다. 쉽게 싫증을 내는 습성에 그 한 주일을 참을 수 있었겠는가. 그만두었지.
한때는 또 수영을 배웠다. 그런데 삼일을 발차기만 시키는 거다. 요즘 강사들이야 사람들 기호를 생각해서 조금씩 아기자기하게 싫증내지 않게 잘도 가르친다만, 아무튼 당시에 만난 강사는 아주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2달치를 끊어놓고 3일차에도 발차기로 물장구만 치게 하는 바람에 그만 두고 말았다.
요즘 하는 후회 가운데 하나는, 사실 검도도 아니고 수영도 아니다. 몇 년 전 영어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왔으면 지금쯤이면~ 하는 것이다. 분명 누군가는 그 시간동안 해냈을 텐데, 난 그냥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어쩌면 나도 누구도, 우리 모두가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TV를 통해 성공자의 스토리를 보는 것은 좋은데, 영상의 단점도 있다. 영상에는 그의 지난 과거가 너무 축약되어 있다. 그 축소된 중에 우리는 그들이 잡았던 기회만 초점을 맞추고, 정작 그가 가진 장점 가운데 가장 큰 것을 놓친다.
우리가 놓치는 것, 그것은 기다림이다. 인고의 시간을 감내한 기다림이 늘 빠져버린다.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기회가 다가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공부를 하더라도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다. 실력이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닌 바에야 분명 기다려야 한다.
열매가 맺어지려면 분명 기다려야 한다. 오래도록 물을 주고, 잡초도 뽑고, 가지치기도 해주고, 해충이나 새들로부터 보호하면서, 동시에 아주 오래도록 지루한 시간을 포기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에게 돈이 다가올 리 없지 않은가. 무엇이든 그렇게 쉽게 이루어질 리가 없지 않은가. 가치 있는 일이라면 의당 어려워야 하는 게 옳지 않은가.
[사람들은 돈을 우습게 안다.]
비슷하고 반복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지루하고 끝없어 보이는 기다림에 숱한 방전이 있음을 나 자신 스스로 잘 아는 까닭이다. 나 역시 모든 것 포기하고 편하게 살련다, 하고 주저앉았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게 비단 나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을 아는 까닭이다.
그래, 사람들이 이제 포기할 때가 되었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 10억 열풍에 동참했다가, 이제 과연 얼마나 그 속에 남아있는지 의심스럽다. 처음 10억 열풍도 바람직하지는 않았지만, 이내 포기하고 모든 일을 접어버리는 것도 어쩐지 마뜩찮다.
'이렇게 살지 않기로 했잖아. 너, 이렇게 살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 호소도 더 이상 소용없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가슴 속 열기는 식어버렸다. 고작 1년도 매진하지 못하고서 10억은 아주 먼 나라 이야기인양 그렇게 멀어져버렸다. 처음부터 어떤 기대를 품었나. 1년쯤 뒤에는 몇 억이 손에 잡힐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을 거 아닌가.
포기하는 순간, '가능성 없다'가 되어버린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직은 '가능성 있다.'이다. 확률을 말하지 마라. 부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고 묻지 마라.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은 가능성 있느냐와 없느냐의 경계이다.
책 읽기를 포기하는 순간, 공부하기를 포기하는 순간, 당신은 가능성 없다로 속해버렸다.
먼저 칼럼에 댓글을 쓴 한 님의 말씀마따나, 선택하지 않은 것도 이미 선택이다. 주저하고 망설이는 것도 이미 선택이다. 시간을 쪼개어 쓰고 출퇴근 시간에 잠시잠깐이라도 책을 들고 있다면, 당신은 가능성 있다에 속한다.
사람들은 돈을 우습게 안다. 그러니 이제 다시 책을 살 돈으로 로또를 산다. 책값으로 만원을 들이는데는 아깝다 비싸다 고심하면서도, 로또 한 장 사는데 들이는 1만원은 어쩐지 아깝다는 생각조차 들었던 적이 없다. 죄송하게도, 가난할수록 그렇더라. (제가 본색을 드러낸다구요? 여기 들어오신 님들이야 다 제 책을 읽었을 터인데... 뭘 본색을~ ^^)
왜인 줄 아는가? 로또에는 꿈을 담았던 까닭이다. 로또에는 희망을 담았던 까닭이다.
당신이 책에는 전혀 담지 못했던 그 꿈, 책에는 전혀 담지 못했던 그 희망을 로또에 담았던 까닭이다. 그러니 1만원이라는 상실한계가 오히려 마음 넉넉해지는 형편이다. 한 달에 4만원? 그래, 내 미래를 위해 그 정도는 투자하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로또를 반으로 가격을 낮추자는 정책을 내놓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돈을 아주 우습게 안다.
돈을 아주 우습게 안다.
돈을 아주 우습게 안다.
금방 돈이 되는 게 어디 있던가. 금융피라미드라도 하나 만들어볼까.
아무도 당신에게 속도전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더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스스로 그렇게 내몰린 것이다. 지금 당신은 속도를 줄이고 장거리 경주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난 처음부터 8년 공부를 이야기했더랬다. 8년을 채우지 못하고 주저앉아 이무기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오랜 시간을 인내하고 용으로 승천할 것인가.
그래, 그렇다.
나 역시 그렇지 않았나.
더 큰 자극이 필요하지 않던가. 모든 것을 접고 꼼짝도 하지 않을 때면, 늘 더 충격적인 말이 있어야 움직이게 되지 않았던가. 그래서 늘 새롭게 마음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던가. 더 큰 질책이 필요하지 않았던가.
냉성 알러지가 있어서 야외 활동이 많은 군 생활을 하는 동안 겨울이면 너무 힘들었다. (제가 이렇게 부실하네요) 처음 지르텍을 한 알 먹었을 때는 일주일이 끄떡없었다. (왜 끄떡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꺼뜩, 꺼떡, 끄뜩, 끄떡 하고 네 번이나 써보고 구분해야 하는가. 갱상도의 한계입니다. 제게는 그게 다 그거인지라. 발음으로는 철자가 구분되지 않네요.) 그런데 다음 해에는 한 알이면 3일정도 밖에 효과가 없더니, 그 다음해에는 정말 그 약을 선전하는 광고처럼 하루 한 알을 먹어야 했다.
그렇게 점점 내성이 커져 더 강한 약을 써야 하듯, 더 자극적인 구호와 문구가 필요하지 않았던가. 나를 움직이게 하는 데 더 강한 책망과 질책이 필요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어쩌면, 책을 읽어야 했던 것도, 새로운 자극이기도 했던가 보다.
멈추어선 사람들을 본다. 나 역시 그러했듯이, 멈추어선 사람들을 보며 연민을 갖는다. 그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었기에.
퇴근을 하고서, 희망 없는 미래를 두고 매취순 한 병을 혼자 비우며 그 날 남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기에. 암담한 미래를 잊으려면 술에 취하는 수밖에 없었기에. (PX병이 저 땜에 고생했네요. 내무반에서 잘 쉬고 있는데 불러다가 심부름을 시키곤 했더랬거든요. 요즘요? 요즘은 안 먹죠. 그럴 시간도 없고 속도 안 좋고.)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숙성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숙성시켜야 진정한 명품이 되어지는 와인처럼 우리에게도 숙성의 시간을 가질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2년 묵은 김치로 찌개를 내는 오모가리를 자주 찾는지도 모르겠다.
(음, 오모가리를 선전하는 듯 하네요...^^ .. 그래서 어디 있는 건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
죠수아
건강과 웃음/ 순수와 여유
사랑과 인정과 칭찬과 격려와 배려의 문화
개인적으로는, 지금 제 속을 끓이는 이번 일들이 하나씩 처리되고 나면 다시 영어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 보려구요. 다시 한참 지나서 후회하지 않도록.
어쩌면 제가 영어를 정복하는 시점에는, 여기에 있는 많은 님들이 함께 부유함을 정복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기라도 하고 싶어지네요.
어느 분야든 원리는 동일할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 만일 이번에도 제가 영어를 하다가 포기하면, 아마 님들 앞에 나설 용기를 잃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님들께 호언하고, 또 잔뜩 질책해놓고는, 정작 자기도 못하는 것을 그랬다고 말들을까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분들은 저와 경주를 한번 하시죠? 누가 먼저 앞서나... 제가 유리할까요? 글쎄요... 제가 언어에는 통 잼병이랍니다... 일어를 한번 공부하고자 해놓고는, 히라카나 외우다가 포기한 게 5번이랍니다.... 그 50개 글자가 왜 그토록 안 외워지는지 원. 대학시절 4년 내내 토플 책 하나 버큐버리 책 하나 구입하지 않고 보낸 사람은 저 뿐인듯 하더이다.... 통 안 했다 이거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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