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성

바람난 남자, 등돌린 여자

참 좋은생각 2007. 6. 20. 12:52
역린(逆鱗)이라는 것이 있다. 용의 비늘 중에서 반대방향으로 난 비늘 하나가 있는데 그 비늘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어서, 자칫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 추린다고 한다. 남자에게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역린과 같은 것이 있는데 바로 ‘자존심’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남자의 역린을 날마다 건드리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아내이다. 결혼이 무슨 남편 자존심 짓밟기 허가증이라도 되듯이 착각하는 주부들은 특히 남편의 능력과 사업성공에 대하여 서슴지 않고 비판적이고 불운한 말들을 쏟아낸다.

당신이 무슨 사업에 성공하겠어.
당신 같은 사람이 이렇게 해서 언제 돈을 벌겠어.
당신이 어떻게 나를 호강시켜주겠어.
당신이 무슨 로또에 당첨되겠어.
당신이 그 사업해서 대박이 터지면 내 열손가락에 장을 지진다.
당신 같은 사람은 그저 월급쟁이나 하는 것이 어울려.
당신이 그런 것 해서 망하면, 우리는 어찌 살라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사흘이 멀다 하고 전국의 온갖 잡무당과 점쟁이를 찾아 헤매면서 남편과 자신의 인생에 칼도마질을 헤대고, 점괘가 좋고 나쁨에 따라 저녁 반찬에 들어가는 정성이 확연히 차이 날 만큼 변덕을 부리면서, 남편의 능력과 미래를 비참한 비운의 점괘를 쉽게 던져버리는 아내만큼 미운 여자가 없으리라. 어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회사에서 흘리는 남편의 땀과 노고에 대하여 한마디 감사함도 없이 아내는 끊임없이 남편의 하찮은 돈벌이 능력과 윤택하지 못한 가정경제에 대한 책임추궁을 한다. 날마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무능한 남편’에 대한 바가지는, 남자의 일에 대한 열정에 찬물을 부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남자의 얼굴에 수심을 가득 드리워 종국에는 밝았던 관상마저 나쁘게 만들고, 남들로 하여금 신뢰감 넘치게 보였던 넓은 가슴이 어느새 힘없이 쭈그러져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측은함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자신의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남자가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을 뚫고 지나가는 것과 같이 힘들다. 그리고, 일 하나 하나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를 하면서, 남자 역시 이 모든 불운의 탓이 아내의 말이 씨가 된 것이라 여기고, 내 사업을 망하게 한 원흉처럼 여기게 된다.

아내가 말했던 것처럼 정말 사업에 실패하고, 부도가 나서 빚쟁이에게 쫓기게 되었을 때, 남편은 결코 아내의 품을 찾지 않는다. 주위의 모든 도움을 받을 만한 곳에서 십원 한닢까지 끌어다 사업에 이용하고 실패한 경우, 평소 아내로부터 자신의 능력에 비판을 받은 남편은 서울역이나 지하철 으슥한 곳에 신문조각을 깔고 깡소주를 마시고는 가족을 포함한 모든 세상과 등을 돌리고 추운 겨울 잠을 청하는 노숙자의 인생을 선택한다. 남편을 사업에 실패했다는 이유 하나로 길거리로 내모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아내의 남편에 대한 철저한 무시와 불신인 것이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재기에 성공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항상 변치 않는 믿음과 신뢰로 남편을 마지막 순간까지 의지하고 용기를 준 슬기로운 아내들이 있다. 남편을 노숙자로 모는 것은 남편의 무능 탓이 아니라 오직 어리석은 아내 한명을 잘못 만난 탓이다. 남편의 무능에 대해 침을 뱉는 아내는 누워서 침을 뱉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바람난 남자, 등돌린 여자> 중에서